“침대로 가서 엎드려라.”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긴 빚과 책임져야 할 어린 동생까지, 어려운 환경에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루이제. 어느 날, 한량이나 다름없는 골칫덩어리 오라비가 일방적으로 결혼을 통보해온다. 결혼세로 납부할 돈을 도박장에서 잃은 그는 신부의 초야권으로 대납하겠다며 큰소리를 치고…. 제 연인을 보호하고자 루이제에게 대신 갈 것을 압박한다. “영주님은 무척 엄격하신 분이다.” 거부할 수 없는 협박에 결국 성으로 향한 루이제. 하지만, 오랜 세월을 전장에서 보낸 영주님은 칼날 같은 냉혹한 성정으로 모두에게 두려움의 대상인데…. 루이제가 작은 목소리로 제 나이를 말하자 그는 슬쩍 찌푸려진 낯으로 고개를 끄덕였다. 뭔가 더 말할 것처럼 보였던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,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턱짓으로 침대 쪽을 가리켰다. 낮게 울리는 저음은 거스를 수 없는 묵직한 위압감을 품고 있었다.